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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탐방

강릉 테라로사 본점, 코코와 가을을 걷다|커피공장에서 강릉 블렌드까지

by Review Genie 2026. 9. 23.

강릉 테라로사 본점에서 코코와 가을 산책을 즐기고 강릉 블렌드, 크림라떼, 치즈케이크와 옥수수 크루아상까지 맛본 후기입니다.

강릉 테라로사 본점 방문 후기
강릉 테라로사 본점의 가을을 품다


강릉에 가면 이상하게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곳이 있다.
내게는 테라로사 커피공장 강릉본점이 그렇다.

커피 한 잔을 마시러 가는 곳이지만, 막상 다녀오면 커피보다 공간과 계절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번에는 코코와 함께 가을의 테라로사를 찾았다.
오래된 커피공장의 흔적부터 붉은 벽돌의 커다란 공간,

펫존 야외 테라스에서 맛본 강릉 블렌드와 치즈케이크, 그리고 집으로 데려온 보름달 블렌드까지.

커피 향을 따라 천천히 걸어본 강릉의 가을이다.


1. 지금의 테라로사가 시작된 오래된 공간

 

강릉 테라로사 본점 오래된 커피공장 건물과 담쟁이
지금의 테라로사가 시작된 오래된 공간


커다란 커피공장으로 들어가기 전 오히려 발걸음을 오래 붙잡은 곳이 있었다.

하얀 벽과 오래된 나무 창틀.
벽을 타고 올라간 담쟁이.
그리고 기다란 나무 벤치가 놓인 작은 건물이다.

바로 이곳이 지금의 테라로사를 있게 한 시작점과 같은 공간이다.

강릉 테라로사 본점 오래된 건물 앞 반려견 코코
강릉 테라로사 본점 오래된 건물 앞 반려견 코코


코코도 마음에 들었는지 기다란 벤치 위에 자리를 잡았다.
지금의 규모와 비교하면 소박하기까지 한 풍경이다.

하지만 작은 곳에서 시작한 커피 이야기가 지금의 거대한 커피 문화 공간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하니 낡은 창

하나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테라로사 강릉본점 초기 커피 로스터 전시 모습
창문 너머로 만난 오래된 로스터


유리창 너머에는 오래된 로스터도 남아 있었다.
세월의 흔적을 새것으로 덮어버리지 않고 그대로 남겨놓은 것.
내가 테라로사라는 공간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2. 코코와 가을을 걷다

 

강릉 반려견 동반 여행 테라로사 본점 산책길
코코와 천천히 걸었던 테라로사의 가을길


오래된 건물을 따라 나무 침목길을 걸었다.
코코는 신이 나서 종종걸음으로 앞서간다.

벽에는 아직 초록인 담쟁이와 먼저 갈색으로 말라버린 잎이 함께 매달려 있었다.

테라로사 강릉본점 가을 담쟁이와 오래된 창문
여름과 가을이 함께 머물던 담쟁이


가을은 꼭 단풍이 빨갛게 물들어야 오는 것은 아닌가 보다.
높아진 하늘과 바람 끝의 서늘함, 마른 덩굴 몇 가닥에서도 계절은 이미 다음 장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3. 붉은 벽돌 안에 펼쳐지는 거대한 커피공장

 

테라로사 커피공장 강릉본점 실내 전경
붉은 벽돌과 높은 층고가 인상적인 커피공장

 

테라로사 본점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구정면 현천길 7


밖의 오래된 건물에서 본관으로 들어서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높은 층고와 거친 노출 콘크리트, 붉은 벽돌과 나무 바닥.
벽면의 TERAROSA COFFEE 글자가 이곳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강릉 대형카페 테라로사 본점 내부 테이블과 커피바
강릉 대형카페 테라로사 본점 내부 긴 테이블과 커피바


반짝이고 화려한 대형카페와는 결이 다르다.
오래된 것과 현대적인 것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어 공간 자체가 묵직하다.

테라로사 강릉본점 2층 창가 좌석
가을 햇살이 길게 들어오던 2층 창가


그래서 이곳에서는 커피를 주문하고 바로 자리를 잡기보다

한 번쯤 천천히 둘러보게 된다.

커피 한 잔과 함께 ‘커피공장이라는 공간’을 경험하는 곳에 가깝다.


4. 베이커리 앞에서는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테라로사 강릉본점 베이커리 크루아상과 디저트
커피향만큼 발걸음을 붙잡는 베이커리


커피 향 다음으로 사람을 붙잡는 것은 빵 냄새다.
쇼케이스에는 크루아상부터 여러 종류의 베이커리가 가득했다.

우리가 고른 것은 치즈케이크와 옥수수 크루아상.
음료도 세 가지를 골랐다.

강릉크림라떼, 사과&비트주스, 그리고 내가 고른 강릉 블렌드 드립커피다.

코코가 함께했기에 이날 우리의 자리는 야외 펫존 테라스였다.


5. 강릉 블렌드, 이렇게 말끔하게 끝나는 커피라니

 

테라로사 강릉본점 펫존 테라스 커피와 디저트
코코와 함께 차려본 테라로사의 가을 한 상


가을바람이 살랑이는 테라스에 음료와 디저트를 하나씩 펼쳐놓았다.

내 원픽은 역시 강릉 블렌드 드립커피였다.
르완다와 과테말라를 중심으로 블렌딩 된 커피인데, 첫 모금부터 인상이 꽤 강했다.

강해서가 아니라 너무 깔끔해서였다.
첫맛도 깨끗하고 마지막도 말끔하다.
쓴맛이나 향이 입안에 무겁게 머물지 않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다 한 듯 사라진다.

뭐랄까.
“아무것도 남기지 않을 테니 당신의 오후만은 내가 책임질게.”
그런 느낌이었다.
가을 오후와 참 잘 어울리는 한 잔이었다.


6. 강릉크림라떼와 사과&비트주스도 만족

 

테라로사 강릉본점 강릉크림라떼 사과 비트주스
달콤한 강릉크림라떼와 산뜻한 사과&비트주스


강릉크림라떼는 단순히 단맛이 강한 커피와는 조금 달랐다.
부드러운 크림의 달콤함이 커피와 어우러져 오후의 당을 기분 좋게 채워준다.

그리고 사과&비트주스는 말모~~.
여행하며 쌓였던 피로가 싹 가시는 듯한 건강한 상큼함이다.


7. 치즈케이크와 옥수수 크루아상

 

테라로사 강릉본점 치즈케이크 디저트
쫀득하면서도 끝맛은 깔끔했던 치즈 케이크

 

치즈케이크는 진한데 무겁지 않았다.
쫀득하고 고급스러운 치즈의 풍미가 지나간 뒤 맛이 말끔하게 정리된다.
자꾸 포크가 가는 맛이었다.

 

테라로사 강릉본점 옥수수 크루아상
강원도에서 먹으니까 더 반가웠던 옥수수 크로와상


그리고 옥수수 크루아상.
바삭한 빵 속에 살포시 숨어 있는 옥수수의 달큰하고 고소한 맛.

강원도, 옥수수의 고장에서 먹는 맛이라 그런가.
고소함은 사랑이었다. ㅋ


8. 그냥 나올 수 없었던 커피스토어

 

테라로사 강릉본점 커피스토어 원두 판매
커피를 마신 뒤 다시 발길이 향한 커피스토어


커피도 마셨고 배도 부른데 또 원두 앞에 섰다.
커피 좋아하는 사람의 어쩔 수 없는 습관인가 보다.

다양한 원두와 커피 관련 상품을 구경하다 눈에 들어온 이름이 있었다.
Full Moon Blend, 보름달 블렌드.

테라로사 보름달 블렌드 Full Moon Blend 원두
강릉의 가을과 함께 집으로 데려온 보름달 블렌드


포장지에 표시된 구성은 콜롬비아 35%, 온두라스 30%, 그 외 35%.
잘 익은 밤의 달콤함과 고소한 여운을 표현한 커피라니 이름부터 지금 계절과 잘 어울렸다.

테라로사 보름달 블렌드 원두 향 확인
향까지 맡아보고 결국 선택한 오늘의 원두


결국 한 봉지를 골랐다.
오늘은 보름달 하나를 고이 안고 집으로 가자.
강릉에서 만난 가을을 집에서도 한 번 더 내려 마실 수 있도록.


9. 커피 한 잔보다 오래 남았던 것

 

테라로사 강릉본점 오래된 건물과 반려견
커피향과 함께 기억될 코코의 가을날



가을 산책
돌아 나오며 다시 오래된 흰 건물을 바라보았다.
작은 공간에서 시작된 커피 이야기는 세월을 지나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커다란 커피의 공간으로 자랐다.

그런데도 오래된 창틀과 로스터, 담쟁이가 지나간 흔적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서 테라로사는 커피만 마시고 나오는 곳과 조금 다르게 기억된다.

커피를 마시고, 공간을 걷고, 오래된 시간을 만나고, 그 사이에서 계절까지 발견하게 되는 곳.

이번에는 그 길에 코코도 함께했다.
높고 파랗던 강릉 하늘.
옥수수 크루아상의 고소함.
치즈케이크의 달콤함.
그리고 입안에서 깨끗하게 사라졌던 강릉 블렌드 한 잔.

커피 한 잔을 마시러 갔다가 오래된 공간의 시간과 강릉의 가을까지 마시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품에는 보름달 블렌드가, 마음에는 코코와 함께 걸었던 가을길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