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생일마다 찾았던 안산 유니스의 정원. 자연 속에서 자란 아이들의 유년기부터 이제는 남편과 함께하는 부부의 쉼까지, 오랜 가족의 추억과 쑥크림 딸기라테·무화과 바스크치즈케이크 후기를 담았습니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기록해 봅니다.
울 아이들이 유치원 다니던 꼬맹이 시절부터
생일이면 특별한 하루를 보내러 찾아왔던 곳.
꽃과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고,
새소리를 들으며 걷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수많은 가족의 시간을 쌓았던 곳.
바로 유니스의 정원입니다.
그땐 몰랐습니다.
아이들과 피크닉 가듯 찾아왔던 평범한 하루들이
긴 세월이 흐른 뒤 이렇게나 귀한
울 가족의 역사가 되어 있을 줄은요.

그때도 지금도, 들어서는 순간 설레는 곳
오랜만에 다시 마주한 유니스의 정원.
파란 하늘 아래 익숙한 건물이 보이니
참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많은 것이 달라진 것 같은데
이곳에 들어설 때의 기분만큼은 그대로입니다.
“아~~ 우리 여기 정말 많이 왔었지.”
남편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들어갑니다.

아이들 생일이면 어김없이 찾아왔던 곳
울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생일이 돌아오면 유니스의 정원을 참 자주 찾았습니다.
맛있는 것을 먹는 것도 좋았지만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좋았답니다.
꽃이 피면 꽃을 보고,
나무 아래를 걷고,
새소리를 듣고….
“자연을 사랑해야 해.”
굳이 그렇게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들은 이곳에서 놀며 자연과 친해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 생일에 이곳을 찾는 일은
어느 순간 울 가족만의 작은 전통이 되었었습니다.


사람만 쉬어가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천천히 둘러보다
작고 앙증맞은 새들의 집 앞에서 발걸음이 멈췄습니다.
오궁 오궁~~
사람에게만 쉼을 내어주는 정원이 아니었답니다.
작은 새들에게도 잠시 날개를 접을 자리를 내어주는 모습이
왜 그리 예쁘게 보이던지요.
돌이켜보면 울 아이들도
그런 풍경 속에서 자랐습니다.
사람과 꽃과 나무와 새가
한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바라보면서 말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해준 것 가운데
참 잘한 일 하나였구나 싶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남편과 둘이 걷고 있습니다.
세월 참 빠르답니다.
아이들 손을 하나씩 붙잡고 걸었던 길을
이번에는 남편과 둘이 걷습니다.
아이들 뒤를 쫓으며
“천천히 가~~”를 외칠 일도 없고,
사진 찍겠다고 꽃 앞에 아이들을 세워놓을 일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쓸쓸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집니다.
“우리 여기 참 오래 다녔다.”
그 한마디 속에 울 가족의 지난 시간이
몽땅 들어 있는 것 같았답니다.

산책 끝에는 역시 맛있는 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원을 실컷 걷고 카페로 들어왔는데….
어머낫~~
여기서부터 또 눈이 바빠집니다. ㅋㅋ




우리 부부의 취향 참 확실합니다. ㅋㅋ
드디어 테이블에 자리 잡은 오늘의 주인공들.
나는 역시나 뜨거운 아메리카노.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영원한 핫아파입니다. ㅋㅋ
남편의 선택은 조금 더 화려합니다.
쑥크림 딸기라테!
그리고 그 사이에 당당하게 자리 잡은
나의 최애 과일 무화과를 올린
무화과 바스크치즈케이크.

남편 픽, 쑥크림 딸기라테
비주얼부터 꽤 재미있습니다.
바닥에는 붉은 딸기,
가운데는 새하얀 우유,
맨 위에는 연둣빛 쑥크림이 도톰하게 올라갔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살짝 의심했습니다.
“쑥 하고 딸기가 어울려?”
그런데 잘 저어 마셔보니 오호~~
딸기의 상큼 달콤함이 먼저 올라오고
부드러운 우유가 감싼 뒤
쑥크림의 구수한 풍미가 마지막을 차분하게 잡아줍니다.
딸기라테의 달콤함과
쑥의 은근한 향이 만나니 생각보다 조화가 괜찮았습니다.
남편 음료인데
왜 내 숟가락이 자꾸 저기로 가는 거죵? ㅋㅋ


나의 원픽은 역시 무화과 바스크치즈케이크
아웅~~
이 아이는 비주얼부터 반칙입니다.
두툼한 바스크치즈케이크 위로
부드러운 크림이 올라가고
그 위에는 잘 익은 무화과가 큼직큼직!
포크로 무화과 하나를 콕 집으니
분홍빛 과육이 촉촉하게 반짝입니다.
무화과 특유의 여리고 달큰한 맛이 먼저 퍼지고
크림의 부드러움과 바스크치즈케이크의
진하고 묵직한 풍미가 뒤따라옵니다.
그리고 이때 필요한 것은?
바로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 모금!
쌉싸름한 커피로 입안을 한번 정리하고
다시 무화과 치즈케이크 한입.
나에게 ‘쉼’이란
어쩌면 이런 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지금이 고맙다고 말할 타이밍
이번 방문에서는 이상하게
예전보다 오래 정원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던 시절이 지나고
이제 그 아이들은 저마다의 세상을 향해
가고 있으니까요.
그러고 보니 우리는 그동안
이곳에서 참 많은 것을 누렸습니다.
아이들의 생일을 축하했고,
계절을 만났고,
꽃과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을 배웠고,
바쁜 일상에 지쳤을 때면 찾아와
아무 말 없이 쉬었다 돌아갔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누려왔기에
정작 제대로 고맙다는 생각조차 못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지금이
울 가족이 이곳에서 누렸던 시간들을
중간쯤 한번 짚어보며 감사해야 할 타이밍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의 정원에서, 이제 우리 부부의 정원으로
예전에는 아이들이 뛰어가는 뒷모습을 따라
이 정원을 걸었습니다.
앞으로는 남편과 내가
조금 느린 걸음으로 나란히 걷겠지요.
“여기 기억나?”
“우리 애들 어릴 때 여기서 참 많이 놀았는데….”
그렇게 옛날이야기 한참 하다가
핫아 한 잔 마시고,
꽃이 예쁘면 사진도 찍고
바람이 좋으면 조금 더 앉아 있다 돌아올 것입니다.
한 장소가
울 아이들의 유년기를 품어주고,
울 가족의 수많은 생일을 기억해 주고,
이제는 우리 부부의 느린 시간까지
계속 품어준다는 것.
생각해 보니 참 고마운 일입니다.
울 아이들의 어린 날에
자연을 친구로 내어주어서 고마웠습니다.
울 가족의 평범한 하루와 생일을
특별한 추억으로 만들어주어서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아이들의 손 대신 서로의 손을 잡고 찾아올 울 부부에게도
오래도록 이 초록빛 쉼을 내어주세요.
그동안 참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우리 가족의 오래된 ‘쉼’,
유니스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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